Angel Olsen | All Mirrors

엔젤 올슨(Angel Olsen)의 커리어는 막힘이 없다. [Burn Your Fire for No Witness]와 [My Women]으로 인디록 장르에서 이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성취한 그녀가 2019년에 발매한 [All Mirrors]에서 가고자 하는 길은 그 방향성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존재한다. 조금 더 웅장하게, 조금 더 화려하게, 조금 더 다층적인 차원으로. 전작에서 약간의 신서사이저 음향을 도입하기 시작한 올슨은 이번 음반에서 신스 음악과 오케스트레이션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덕분에 [My Women]까지 간직하고 있던 초창기 로-파이한 정체성은 이번 음반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My Women]이 거친 입자의 필름 카메라로 찍은 헨드 헬드 인디영화에 가까웠다면, [All Mirrors]는 디지털 카메라로 깔끔하게 촬영한 촬영한 시대극 – 많은 엑스트라와 화려한 의상이 함께 하는 – 느낌이 든다.

음반 전체적으로 엔젤 올슨이 가진 아티스트로서의 야심이 강하게 느껴진다. 몇몇 노래는 그 욕망을 충실히 실현시켜주는 좋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상당히 느린 속도의 점층적 구조로 쌓아올린 “Lark”와 오케스트레이션을 주된 도구로 활용한 “Tonight”은 올슨 음악의 외형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의 “Shut Up Kiss Me”같은 노래에서 보여준 올슨만의 재기발랄하고 담대한 트랙이 발견되지 않아 아쉬움이 느껴진다. 후기를 보면 원래 하나의 노래를 상이한 버전으로 두 번 녹음하여 더블 앨범으로 발매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녹음을 진행하면서 현재의 버전만을 싣기로 결정했다고 하는데, 다른 방식으로 편곡을 거친 노래들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살짝 궁금해진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올해의 음반으로 거론하고 싶어하겠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경로 안에서 안전한 방식을 택하여 화학적인 진화만을 이루어냈다는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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